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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ENT 영화] ‘바이바이바이’(감독 최은) 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62)

발행일 : 2017-02-17 14:52:23

최은 감독의 ‘바이바이바이’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혜리(원진아 분)는 오래 사귄 남자친구 훈(정수환 분)과 바람을 피운 수아(채서진 분)를 찾아가는데, 그 자리에서 혜리를 본 수아는 사랑에 빠지게 된다.

줄거리를 요약한 시놉시스만 들으면 ‘바이바이바이’는 코믹한 이야기 혹은 흔히 예상할 수 있는 동성애 중 하나일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두 경우 모두 영화의 소재로 많이 등장했기 때문에 신선함이 떨어질 수 있는데, ‘바이바이바이’는 진지하면서도 낭만적으로 새롭게 풀어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바이바이바이’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바이바이바이’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 제목이 주는 상징성, 영문 제목을 보면 명쾌하게 알 수 있다

‘바이바이바이’는 제목에 같은 음절이 반복되는 라임을 갖고 있는데, 영화에서 영문 제목으로 표기된 것을 보면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 흥미롭다. ‘BYE BY BI’는 각각 헤어짐의 인사, 곁에 있음, 쌍으로 있음을 뜻한다. 영화의 스토리 전반을 영화 제목이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의 ‘ㅂ’에 사람 다리의 형상을 디자인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다리는 하나씩만 있다는 점도 볼 수 있는데, 마음이 떠난 여자를 표현할 때 아름다운 배경음악이나 적막이 아닌 자동차 소음 소리가 함께 했다는 점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바이바이바이’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바이바이바이’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 삼각관계였던 사람들이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바이바이바이’에서는 혜리, 수아, 훈은 서로 애매한 상태의 친구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 한 명은 속고 있는 상태이거나, 서로 속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추측할 수도 있다.

사귀다 헤어진 남녀 두 사람이 친구가 되는 것과는 미묘하면서도 중요하게 다른 뉘앙스를 ‘바이바이바이’에서 느낄 수 있는데. 불편했던 관계 속에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인가 궁금해진다.

‘바이바이바이’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바이바이바이’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 채서진과 원진아, 어울릴 것 같지 않게 보일 수도 있지만 내면의 교감으로 케미를 만들어내다

‘바이바이바이’에서 채서진은 눈앞에서는 청순가련 피해자 같지만, 할 것 다하고 다니는 수아 역을 맡아, 착한 것 같지만 맹랑한 캐릭터를 실감 나게 연기했다. 원진아는 강한 캐릭터처럼 보이지만 심하게 모질지는 못한 혜리 역을 소화했다.

어울리기 힘들 것 같은 두 캐릭터를 교감의 케미로 승화한 원진아와 채서진의 연기는 돋보였는데, 감정에 충실한 것인지 영악한 것인지 헛갈리게 만드는 채서진에게 흔들리며 감정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원진아의 내면 연기는 인상적이다.

‘바이바이바이’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바이바이바이’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정말 미워했던 사람이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면 어떨까? ‘바이바이바이’는 동성애 코드의 작품이라기보다는 양성애 코드의 작품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영화의 소재로도 많이 사용된 동성애 코드보다, 양성애 코드가 더 새로움이 있다.

실제 동성애로 커밍아웃한 연예인들 중에는 동성애보다는 양성애가 많을 가능성이 있는데, 같은 성을 좋아한다는 것과 성별에 상관없이 애정이 생긴다는 것은 또 다른 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양성애라고 커밍아웃하기보다는 동성애라고 커밍아웃할 가능성도 있다.

◇ 실내에서의 자동차 소리, 무용 안무에 따른 피아노 소리

‘바이바이바이’의 음향효과 사용법은 독특하다. 영화 초반 실내 장면에서는 자동차 소리가 강했는데, 수아가 무용을 할 때는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피아노 소리는 마치 타악기처럼 표현됐다.

‘바이바이바이’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바이바이바이’ 스틸사진. 사진=제19회 한예종 졸업영화제 제공>

‘바이바이바이’에서는 질투의 방향과 색깔이 다른데, 음향효과를 사용하는 방법도 일반적이지 않다. 관객은 웃어야 하는지 아닌지 웃픈 상황과 마주하게 되는데, 감독은 뻔한 상황이 그대로 진행되지는 않게 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엔딩크레딧도 그냥 검은 배경 위에 글자가 올라가는 것이 아닌 배경까지 하나 된 새로운 이미지가 올라가는 듯한 신선함을 준다. 다리 3개도 글자와 함께 올라가는데 상징적 이미지는 상상하는 즐거움을 여운으로 남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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